LNT 흔적 남기지 않기 — 산에서 지켜야 할 일곱 가지 원칙
아름다운 산천을 다음 사람에게 그대로 넘기기 위한, 그리 어렵지 않은 약속들
광덕산 숲길과 능선 — 운영자 직접 촬영
에티켓 · 글 최성진 · 대한민국 100대 명산 편집부 · 발행 2026. 07. 18 · 수정 2026. 08. 26 · 6분 읽기
이 글을 누가 어떤 자료로 쓰는지는 편집 원칙과 글쓴이에 밝혀 두었습니다. 안전에 관한 내용은 공공기관 발표를 인용하며, 산행 당일의 통제·기상특보는 국립공원공단과 기상청의 공식 공지가 기준입니다.
LNT(Leave No Trace)는 1990년대 미국에서 정리된 야외 활동 윤리로, 자연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일곱 가지 원칙을 말합니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실제 내용은 대부분 배낭을 싸는 방식과 걷는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산은 좁은 국토에 등산 인구가 많아 한 사람의 흔적이 금세 쌓입니다. 145개 명산 가운데 상당수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이고 문화재보호구역인 곳도 있습니다. 여기에 맞춰 일곱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1.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기
가장 첫 번째 원칙이 준비라는 점이 의외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 없이 간 산행이 결국 흔적을 남깁니다. 물이 부족해 계곡물을 쓰게 되고, 어두워져 무리하게 지름길을 찾고, 화장실 위치를 몰라 아무 데나 들어가게 됩니다.
출발 전에 코스 길이와 소요시간, 화장실 위치, 통제 구간,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환경 보호입니다. 이 사이트는 산마다 화장실 위치와 주차 정보, 국립공원 실시간 통제 현황, 산 정상 기준 날씨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2. 지정된 길로만 걷기
샛길은 두 가지를 망칩니다. 하나는 식생입니다. 사람이 지나간 자리는 풀이 눕고 흙이 드러나며, 비가 오면 그 자리부터 파여 물길이 됩니다. 몇 년이면 새 등산로가 생기고 원래 숲은 갈라집니다.
다른 하나는 안전입니다. 보도된 산악 사고의 상당수가 정규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서 일어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바위 끝이나 계곡 가장자리로 나가는 순간이 특히 위험합니다.
길이 진흙탕이라 옆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그대로 통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옆으로 돌면 길이 매번 조금씩 넓어집니다.
3. 쓰레기는 전부 되가져오기
분명한 쓰레기는 대부분 잘 챙깁니다. 문제는 쓰레기로 보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과일 껍질, 견과류 껍데기, 달걀 껍질은 자연에서 나온 것이니 괜찮다고 여기기 쉬운데, 산에서 분해되는 데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리고 그동안 야생동물을 등산로로 불러들입니다.
휴지와 물티슈도 마찬가지입니다. 물티슈는 대부분 플라스틱 섬유라 사실상 분해되지 않습니다. 작은 지퍼백 하나를 배낭에 넣어 두면 이 문제가 대부분 해결됩니다.
4. 있는 그대로 두기
돌탑을 새로 쌓지 않는 것, 야생화를 꺾지 않는 것, 나무에 이름을 새기지 않는 것입니다. 돌탑은 정겨워 보이지만 돌을 들어내면 그 아래 사는 작은 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등산로 표식과 혼동되어 길을 잘못 안내하기도 합니다.
문화재보호구역에서는 더 엄격합니다. 경주 남산은 탐방로 곳곳에 석불과 마애불이 있고, 이 사이트의 안내에도 문화재 보호구역이므로 탐방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5. 불을 쓰지 않기
우리 산에서는 이 원칙이 가장 단순합니다. 등산로에서의 취사와 흡연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봄과 가을 산불 조심 기간에는 입산 자체가 통제되는 구간이 생깁니다.
버너로 라면을 끓이는 산행 문화가 한동안 있었지만, 국립공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에서 금지입니다. 따뜻한 것을 먹고 싶다면 보온병이 답입니다. 겨울에는 어차피 보온병을 챙기는 편이 안전하기도 합니다.
6. 야생동물을 존중하기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람쥐가 다가와 귀엽다고 견과류를 주는 순간, 그 다람쥐는 사람을 먹이의 출처로 학습합니다. 겨울을 나는 방식이 바뀌고, 등산로 주변으로 몰려들어 사고 위험도 커집니다.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이 서식합니다. 마주칠 가능성은 낮지만, 음식 냄새를 남기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안전합니다. 남은 음식과 포장지를 전부 되가져오는 것이 여기서도 답입니다.
7.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가장 자주 어겨지는 원칙이 이것입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트는 것, 좁은 길에서 여럿이 나란히 걷는 것, 정상석 앞을 오래 차지하는 것입니다.
산에서의 통행 예절은 대체로 올라오는 사람이 우선입니다. 오르막에서는 시야가 좁고 페이스를 잃으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좁은 길에서는 한 줄로 걷고, 쉴 때는 길에서 비켜서 앉습니다.
정상석 사진은 완등 인증에 필요한 것이라 줄이 생기기도 합니다.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여러 장을 이어 찍기보다 한두 장으로 마치고 자리를 비켜 주는 것이 서로 편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일곱 가지를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지퍼백 하나를 배낭에 넣고,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소리를 낮추는 것 — 이 셋만 지켜도 대부분이 해결됩니다.
산은 다녀온 사람의 수만큼 닳습니다. 145개 명산을 완등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산에 발자국을 남기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흔적을 적게 남기는 방법을 함께 익혀 두면, 그 산들이 다음 사람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남습니다.
화장실 — 미리 해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가장 곤란한 상황이 산에서 화장실이 급해지는 것입니다. 원칙은 단순합니다. 들머리에서 미리 해결하고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 사이트는 산마다 화장실 위치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들머리에만 있는 산도 있고 중간 지점에도 있는 산도 있으며, 목록 필터에서 화장실 조건으로 산을 걸러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가거나 긴 코스를 계획한다면 출발 전에 확인해 두시면 좋습니다.
부득이한 경우라도 물길에서 충분히 떨어진 곳을 택하고, 사용한 휴지는 반드시 되가져와야 합니다. 휴지는 산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계곡물은 아래에서 누군가 쓰는 물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가는 경우
국립공원은 반려동물 출입이 제한됩니다. 야생동물 보호와 다른 탐방객의 안전 때문인데, 모르고 갔다가 입구에서 돌아서는 일이 있으므로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출입이 가능한 산이라도 목줄은 반드시 하시고, 배설물은 되가져오세요. 그리고 좁은 등산로에서는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비켜 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 Leave No Trace Center for Outdoor Ethics, 「The 7 Principles of Leave No Trace」 (lnt.org)
· 국립공원공단, 탐방 예절·자연공원법상 금지행위 안내 (knps.or.kr)
· 산림청, 「산림보호법」상 입산 통제 및 산불 예방 안내 (forest.go.kr)
· 환경부, 국립공원 내 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 안내 (me.go.kr)
· 본 사이트가 정리한 145개 산 데이터. 확인 방법과 정정 요청 경로는 「편집 원칙과 글쓴이」(mountain100.com/editorial)에 밝혀 두었습니다
※ LNT 7원칙은 위 단체가 정한 국제 기준을 옮긴 것이며, 국내 적용은 자연공원법·산림보호법이 정한 금지행위를 함께 따릅니다. 과태료 부과 여부와 금액은 공원·지자체마다 다르니 방문 전 해당 국립공원사무소 공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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