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고르는 법 — 발 폭·목 높이·방수까지 실패 없는 선택 기준
잘못 고른 등산화가 부상의 시작입니다. 코스에 맞춰 고르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북한산 836m — 운영자 직접 촬영
등산장비 · 글 최성진 · 대한민국 100대 명산 편집부 · 발행 2026. 07. 08 · 수정 2026. 08. 26 · 5분 읽기
이 글을 누가 어떤 자료로 쓰는지는 편집 원칙과 글쓴이에 밝혀 두었습니다. 안전에 관한 내용은 공공기관 발표를 인용하며, 산행 당일의 통제·기상특보는 국립공원공단과 기상청의 공식 공지가 기준입니다.
등산 장비 중에서 가장 먼저 제대로 갖춰야 할 것이 등산화입니다. 배낭이나 재킷은 아쉬운 대로 버틸 수 있지만, 발이 아프면 산행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초급 산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상당수가 하산길 미끄러짐인데, 그 대부분이 밑창의 문제입니다.
1. 목 높이 — 하이컷과 미들컷, 로우컷
가장 먼저 정할 것이 발목을 감싸는 높이입니다.
하이컷은 발목을 완전히 감싸 접질림을 막아 줍니다. 돌길과 너덜지대가 많은 코스, 배낭이 무거운 종주, 겨울 눈길에 유리합니다. 대신 무겁고 발목 움직임이 제한되어 처음 신으면 답답합니다.
미들컷은 그 중간으로, 발목을 어느 정도 잡아 주면서 움직임을 덜 막습니다. 당일 산행 대부분에 무난한 선택입니다. 로우컷은 운동화에 가까워 가볍고 편하지만 발목 보호가 거의 없어, 잘 정비된 완만한 길이 아니면 권하지 않습니다.
기준을 코스로 잡으면 간단합니다. 이 사이트에 정리된 산 중 너덜지대나 암릉이 있는 산 — 용문산의 너덜, 북한산 백운대, 도봉산 신선대, 팔봉산의 암봉, 덕룡산의 암릉 — 에서는 하이컷이나 튼튼한 미들컷이 낫습니다. 반면 안산·아차산·인왕산처럼 잘 정비된 도심 산이라면 미들컷으로 충분합니다.
2. 방수 — 있으면 좋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고어텍스 같은 방수 소재는 비 오는 날과 눈길, 이슬 젖은 새벽 산길에서 확실히 유리합니다. 겨울 산행에서는 사실상 필수에 가깝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알아 두셔야 합니다. 첫째, 방수 등산화는 통기가 떨어져 한여름에는 안에서 땀이 찹니다. 여름에만 산에 가신다면 통기성이 좋은 비방수 모델이 오히려 나을 수 있습니다. 둘째, 물이 신발 목 위로 넘어오면 방수 소재가 오히려 물을 가둡니다. 계곡을 건너는 코스에서는 방수 여부보다 스패츠나 여벌 양말이 더 실질적입니다.
3. 사이즈 — 평소보다 크게, 오후에 신어 보고
등산화에서 가장 흔한 실패가 사이즈입니다. 내리막에서 발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평소 신는 운동화보다 5~10mm 정도 여유가 있어야 발톱이 눌리지 않습니다. 긴 하산 뒤에 발톱이 검게 멍드는 것은 대부분 이 여유가 부족해서입니다.
신어 볼 때는 산행에서 신을 두께의 양말을 가져가서 신어 보세요. 얇은 양말로 맞춘 사이즈는 두꺼운 등산 양말을 신으면 꽉 낍니다. 그리고 발은 하루 동안 붓기 때문에 오후나 저녁에 신어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끈을 묶지 않은 상태에서 발을 앞으로 밀었을 때 뒤꿈치와 신발 사이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면 적당합니다. 끈을 묶은 뒤에는 뒤꿈치가 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도봉산 740m · 서울 — 운영자 직접 촬영 · 도봉산 등산코스 보기4. 발 폭 — 사이즈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은 발볼이 넓은 편이라 해외 브랜드의 표준 폭이 좁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이만 맞추고 폭이 안 맞으면 새끼발가락 쪽이 눌려 물집이 잡히고, 오래 신으면 변형이 옵니다.
발볼이 넓다면 와이드 모델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없다면 폭이 넉넉한 브랜드를 찾는 편이 낫습니다. 길이를 한 사이즈 키워 폭을 맞추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발이 신발 안에서 앞뒤로 움직여 하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5. 밑창 — 접지력이 안전 장비입니다
밑창은 두 가지를 봅니다. 하나는 고무의 재질이고 다른 하나는 홈의 깊이와 모양입니다. 무른 고무는 젖은 바위에서 접지력이 좋고, 단단한 고무는 오래 갑니다.
홈이 깊고 간격이 넓으면 진흙과 낙엽이 잘 빠져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홈이 얕고 촘촘한 밑창은 도심 산책로에서는 괜찮지만 흙길 하산에서 위험합니다.
그리고 밑창은 닳습니다. 겉이 멀쩡해 보여도 홈이 얕아졌다면 교체할 때입니다. 오래 신지 않은 등산화라도 고무가 삭아 밑창이 통째로 떨어지는 일이 있으니, 오랜만에 꺼낸 신발은 산에 가기 전에 밑창 상태를 확인하세요.
6. 길들이기 — 새 신발로 큰 산에 가지 마세요
새 등산화를 사서 바로 긴 산행에 나서는 것은 물집을 예약하는 일입니다. 동네 산책이나 짧은 산행으로 두세 번 신어 발에 맞춘 뒤에 본격적인 산에 신고 가세요.
이 사이트 기준으로 왕복 3km 안팎의 짧은 산이 여럿 있습니다. 안산 2.6km, 아차산 3km, 인왕산 3.6km 같은 산이 새 등산화를 길들이기에 적당합니다.
팔봉산 327m · 강원 — ⓒ Seosan City Government / CC BY-SA 4.0 · 팔봉산 등산코스 보기7. 양말도 장비입니다
좋은 등산화에 면양말을 신으면 효과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면은 땀을 머금고 마르지 않아 물집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등산용 양말은 땀을 밖으로 내보내고 마찰이 생기는 부위를 보강해 두었습니다.
긴 산행에는 여벌 양말 한 켤레를 배낭에 넣어 가세요. 부피는 작은데 효과는 큽니다. 젖은 양말을 갈아 신는 것만으로 남은 하산이 훨씬 편해집니다.
8. 관리 — 오래 신는 방법
산행에서 돌아오면 흙을 털고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젖었다고 난로나 직사광선에 말리면 접착제가 상해 밑창이 빨리 떨어집니다. 신문지를 안에 넣어 두면 습기를 빨아들여 훨씬 빨리 마릅니다.
보관도 중요합니다. 밀폐된 신발장에 오래 넣어 두면 고무와 접착층이 삭습니다. 통풍이 되는 곳에 두시고, 오랜만에 꺼낸 등산화는 산에 가기 전에 밑창을 손으로 비틀어 보아 갈라짐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9. 언제 바꿔야 하나
교체 시점을 알려 주는 신호가 몇 가지 있습니다. 밑창 홈이 얕아져 젖은 바위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할 때, 뒤꿈치 안쪽 쿠션이 주저앉아 발이 신발 안에서 놀 때, 발목을 잡아 주던 부분이 늘어나 지지가 느껴지지 않을 때입니다.
겉이 멀쩡해 보여도 이런 신호가 있으면 바꿀 때입니다. 등산화는 발을 편하게 하는 물건이기 전에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안전 장비이고, 그 기능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먼저 닳습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 국립공원공단, 탐방로 통제현황·안전산행 안내 (knps.or.kr)
· 본 사이트가 정리한 145개 산 데이터(코스 거리·소요시간·난이도·들머리·주차·화장실). 확인 방법과 정정 요청 경로는 「편집 원칙과 글쓴이」(mountain100.com/editorial)에 밝혀 두었습니다
※ 통계와 제도는 위 기관의 공식 발표를 인용한 것이며, 산행 당일에는 반드시 기상청 날씨누리와 해당 국립공원사무소의 최신 공지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응급처치 교육이나 의료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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